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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칼럼
event_available 22.01.12 09: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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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현원장

아이가 체했는지 확인하는 법, 체했을 때 손따는 건 좋은가요 / 아이가 체했을 때 증상, 처치, 관리, 치료법

location_on지점명 : 성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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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성동아이누리한의원 차은수원장입니다.


소아전문 한의원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이용자분들이 가장 자주 검색해 보는 컨텐츠가 어떤 내용인지도 확인해 보게 되는데요, 최근에 가장 자주 찾아 보시는 정보가 "아이가 체했을 때"와 관련된 이야기들이더군요. 

보통 아이들은 태어날 때는 아직 소화기와 호흡기가 다 발달되지 않아 있죠.
만 3세가 되어야 하부 기도의 성숙이 완성되고, 
만 6세가 되어야 소화기관은 비로소 성인 수준으로 발달된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어른에 비하여 아직 소화기관이 미숙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체중이나 체격에 비해서 먹는 양은 상대적으로 꽤 많은 편이죠. 체중이 60킬로그램인 성인이 한끼에 밥 한공기를 먹는 것에 비해서 20킬로그램 정도 되는 유치원생 쯤이면 이미 반공기 이상 먹는 아이들도 있거든요. 
그래서인지 과식을 했거나 아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에는 종종 체하는 경우가 생기기 쉽지요. 

 

오늘은 아이가 체했을 때 보이는 증상들과 어떠한 조치가 필요한지, 음식은 어떻게 먹여야 하는지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 드릴게요.

 

아이가 체했을 때는 어떤증상이 생기나요? 
 

체했다는 표현은 현대의학적으로는 없답니다. 
보통 체했다는 것은 소화기에 연동운동이 잘 일어나지 않아 위장에 음식물이 정체되어 십이지장이나 소장으로 내려가지 못하는 상태를 말해요.  


아이가 체했을 때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 

 

배가 아프다고 하거나 울렁거린다고 해요
위장 안에 음식물이 가득차 있기 때문에 배가 답답하고 아프게 느껴질 수 있고, 몸을 앞으로 확 숙이거나 움직이면 울렁거리는 느낌도 들 수 있어요. 


구역질을 하거나 실제로 토하기도 해요
: 위장에 정체되어 있던 음식물 때문에 미슥거리면서 토할 것 같다고 표현하는 아이도 있고, 실제로 먹은 지 몇시간이 지난 음식물을 그대로 토해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평소 속이 튼튼한 아이라면 한두번 토해 내고서는 좀 편해지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물만 먹어도 계속 토해 내기도 해요.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럽다고 해요
이마 정중앙 부위가 무겁고 띵한 것처럼 아프다고 표현하고 울렁거리는 느낌과 함께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아이들도 간혹 있습니다. 


손발이 차고 미열이 나요
음식물이 차 있어 억지로 소화시키기 위해 위장으로 혈액이 몰려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손발은 싸늘하게 차가운 아이들이 많습니다. 체기로 인해서 미열이 나는 아이들도 있는데 이 경우 체온이 38도 이상 넘지는 않으며 아이는 으슬으슬 몸이 춥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태를 한의학에서는 "식적유상한(
食積類傷寒, 음식이 정체된 상황이 감기 초기와 유사하다)" 이라고 표현한답니다. 


식은땀을 흘리고 힘들어 해요
: 미주신경은 자율신경계 중 부교감신경에 해당되며 우리 몸의 내장기관에도 분포하고 있어요. 심하게 체한 상태에서 우리 몸이 소화액 분비를 위해 부교감신경이 작동되다 보면 미주신경이 과도하게 항진되어 땀분비가 늘어나게 되죠. 그래서 급체한 경우에 식은땀을 흘리고 심하면 실신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답니다.  

 

 

아이가 체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음식을 먹고 난 직후부터 수시간 뒤까지 위에서 나열했던 증상들을 보이면서 힘들어 한다면 체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이에게 체기가 있을 때는 복부에 있는 위장 반응점을 촉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명치와 배꼽 사이의 중완혈(中脘穴)과 그 바로 위 상완혈(上脘穴)을 눌렀을 때 다른 부위에 비해서 아이가 답답해 하고 손끝에도 단단하게 굳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장의 운동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면 배를 만졌을 때 위장 부위가 더 차갑게 느껴지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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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체했을 때 손따는 건 좋은가요? 

 

우리 몸의 손발 끝에 있는 경혈에는 구급(救急)의 효능이 있어 막혀 있는 기운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줍니다. 그래서 실신하였거나 심하게 놀랐을 때, 급체로 기가 막혔을 때와 같은 경우에는 사지 말단의 경혈에서 사혈요법을 통하여 기혈을 소통시켜 주는 치료가 속효를 보이기도 합니다. 

  

옛날에 제가 어린 시절에만 해도 병원의 문턱은 높았고 민간의 구급요법으로 집에서 쓰던 바늘을 달구어 손끝 발끝을 따 주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사혈요법은 가정이나 비의료시설에서 함부로 진행하면 감염의 위험이 높고 피부 조직 손상이나 염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특히 말초의 모세혈관 발달이 미숙한 어린이들이나 혈액순환이 좋지 않은 노령층에서는 사혈을 잘못 하게 되면 자칫 혈액 내로 염증이 번지는 패혈증이 생길 수도 있으니 더욱 주의해야 한답니다. 


불가피하게 손따기가 필요한 경우라면 반드시 한의원에서 한의사 선생님이 직접 손끝, 발끝을 잘 소독하고 1회용 란셋침과 사혈기를 이용하여 정확한 위치에서 신속하고 안전하게 소량만 사혈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아이가 체했을 때 많이 자극하는 경혈은 다음 그림에 표시된 소상혈(少商)과 상양혈(商陽) 위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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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체했을 때는 한의원에서는 어떻게 치료해 주나요? 

 

우리 몸에는 사관혈(四關穴)이라고 하여 기운의 흐름을 주관하는 4개의 관문이 되는 혈자리가 존재합니다.

바로 합곡혈(合谷穴)과 태충혈(太衝穴)인데요, 그림에서 보여주듯이 첫째와 둘째 손가락, 발가락 사이에 위치한 경혈들입니다.

아이가 체했을 때는 합곡과 태충혈을 손으로 꼭꼭 눌러 지압해 주는 것이 좋으며, 상태가 심할 때는 한의원에서 침치료를 받는 것이 더 좋습니다. 

 

위장과 연결된 족양명위경의 합혈에 해당되는 족삼리혈(足三里穴)은 무릎 슬개골 아래쪽으로 손가락 3마디 정도 내려간 경골 측면에 위치합니다.
족삼리혈을 다리 아랫쪽 방향으로 꼭꼭 눌러 주는 것도 위장의 운동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며, 한의원에서는 침치료를 함께 진행합
니다. 


한의원에서 침치료를 진행할 때는 합곡, 태충, 족삼리혈과 함께 복부의 상완, 중완혈도 같이 자극해 주며 복부를 따뜻하게 찜질해 주거나 적외선 온열치료를 병행하여 줍니다.
이렇게 치료하면 멈춰 있던 위장의 연동운동이 다시 원활해져 음식물이 천천히 이동하면서 십이지장과 소장으로 내려가 화학적인 소화 과정을 진행할 수 있게 되죠. 


또한 위장의 연동운동을 돕고 소화작용을 활성화시켜 주는 소도제, 건위제, 보비제를 위주로 하는 한방 소화제 처방들은 아이의 체기를 다스리는 데 아주 효과가 뛰어 납니다. 

성동아이누리한의원에는 평위산 상비 탕약과 함께 건비환 처방이 함께 준비되어 있어 체한 아이를 치료하는 데 자주 사용되고 있어요. 

 

 

아이가 체했을 때는 뭘 먹이는 게 좋을까요? 어떻게 관리할까요? 


아이가 심하게 체했을 때는 우선 속을 좀 비워 주는 것이 좋아요. 
억지로 먹이기보다는 따뜻한 물이나 숭늉을 조금씩 먹여서 토하지 않는지부터 지켜 보세요.

 

아이가 토하지 않는다면 쌀로 미음이나 죽을 끓여 조금씩 여러번으로 나눠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두 끼 정도 죽을 먹고도 구토나 복통, 설사 등이 없고 아이 스스로도 배고파 한다면 그 다음부터는 다시 밥을 먹여 주세요. 된장국이나 두부, 계란찜, 무나물처럼 자극이 적고 소화가 잘 되는 반찬을 함께 챙겨 주세요.   

 

* 밀가루음식, 단단한 고기,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 찬 음료나 빙과류, 신맛 강한 과일, 유제품은 며칠간은 피하는 것이 소화기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입에 음식을 넣고 30번씩 꼭꼭 씹어 삼키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을 충분히 씹어서 잘게 부숴지고 침과 골고루 섞은 후에 삼켜 주어야 위장에서 다음 단계의 소화 과정을 진행하기가 수월해진답니다.

 

평소에 배는 따뜻하게 해 주고, 배꼽 주위를 시계방향으로 천천히 돌리듯이 마사지해 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성동아이누리한의원에서는 아이가 체했을 때의 응급 처치 뿐 아니라 평소 아이의 골격, 배꼴, 복벽 두께 등을 감안해서 비위 기능이 약한 아이인지, 과식으로 인한 문제인지를 살펴 그에 맞는 관리를 함께 진행합니다. 

 

혹시라도 자주 배앓이가 있거나 체해서 고생하는 아이라면 그로 인해 먹는 양이 적거나 소화력이 부족하여 성장에도 영향을 받기 쉽기 떄문이죠. 이럴 때는 아이의 체질에 맞는 1:1 맞춤 한약처방, 소화기를 튼튼하게 보강해 주는 침치료, 뜸치료, 식단 관리 등도 병행하면서 장기적으로 치료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